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2913-1 1층
한줄평: 자극적이지 않고, 솥밥에 계란장이 화룡정점이다.
여행을 와도 한끼한끼를 잘 먹어야 한다.
잘먹어야 체력을 방전하지 않고 잘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제때 시간 맞춰 밥을 잘 챙겨먹고 중간중간 디저트도 잘 챙겨먹기란 사실 쉽지만은 않다.
어쩌다보면 일정이 계획대로 되지 않고 어쩌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금방 가있기도 하다.
이날도 어쩌다보니 4시쯤 늦은 점심을 먹었다. 분명 저녁도 먹을 거지만 그래도 늦은 점심이라고 해서 대충 먹을 순 없었다.
점심을 먹고 일몰을 보러 가야하는 일정이 또 있고 일몰을 보려고 올라가야할 언덕이 있으니 말이다.
판포 주변에서 찾은 음식점은 '솥밥'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었다. 위치는 포구 바로 앞은 아니고 조금 떨어져 있는 일반 주택가에 있었다.
주변에 다른 음식점들은 없는 것 처럼 보인다. 시실 이 쪽 근방에 음식점들이 그리 많은 것 같지는 않다. 사장님은 가게를 오픈한 지 얼마 안되었다고 하셨다.
들어가는 입구가 가정집 스러운 분위기였는데 환하고 큰창을 보니 이곳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들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가정집 스러운데 너무 예쁘게 잘 꾸며놔서 여기서 살면 좋겠다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실내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밖에 신발을 벗고 예쁜 실내화를 신고 안으로 들어갔다. 일반 가정집을 리모델링해서 음식점 겸으로 만든 듯한 느낌이 들었다.
메뉴 (2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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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메뉴 또한 여느 제주도의 음식점과 다르지 않게 제주의 특산물인 돌문어나, 전복, 흑돼지를 이용한 메뉴였다.
들어서자마자 일단 주문부터 했다. 모든 메뉴는 "2인 이상"이 기본이었다.
이 말은 즉슨 2명이 가면 한가지 메뉴만 주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2명이 갔는데 누구는 문어를 먹고 싶고 누구는 돼지를 먹고 싶어도 의견을 통일 해야한다.
메뉴를 결정하는데 100분 토론을 해야만 했다.
고작 3개중 하나를 고르면 되는데 왜 셋다 먹고 싶은건가. 왜 셋중에 하나를 고르지 못하는 것인가.
저녁은 돼지고기를 먹을거니 돼지는 패스하기로 했다.
전복요리를 여러차레 맛보긴 했지만 역시 제주는 전복이지...라는 생각과 함께 전복 솥밥으로 의견을 통일하였다.
메뉴를 기다리면서 인테리어를 둘러보면서 따뜻한 차를 마셨다.
루이보스 바닐라 라고 하셨는데 차 맛이 마음에 들어 메뉴가 나오기도 전에 주전자 한통을 다 마셔 버렸다.
이 차는 카페인이 없는 차로 홍차의 한 종류라고 한다. 창 밖의 풍경과 실내의 인테리어를 둘러보면서 차를 한 잔 하니 마음이 평온해진다.
차를 마시는 동안 나는 휴지위에 놓인 돌하루방을 보며 감탄을 했다. 돌하루방을 저런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감탄하며 나도 이런 인테리어, 미적 감각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열변을 토했다.
역시나 언니는 예쁜 쓰레기라며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실내에는 토토로 그림이 많았다. 그림은 사장님이 직접 그리셨다고 했다. 보통이 아닌 그림 실력에 상당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곳곳에 놓여있는 소품 하나하나를 보며 사장님의 세심한 성격과 미적감각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음식도 역시 그랬다. 아기자기한 그릇에 담아낸 반찬들이 마치 일본에 온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기본 반찬은 야채전, 멸치볶음, 석박지, 감자볶음, 김, 건새우 볶음, 고추장찌개 로 반찬 가지 수는 적지도 많지도 않게 딱 적당했다.
물론 양이 많은 사람 같은 경우 반찬의 양이 좀 적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 부분은 더 달라고 요청을 해도 되니 문제될 건 없다.
계란장은 따로 추가하지 않았는데 사장님께서 같이 내어 주셨다.
전복솥밥은 큰 솥에 따로 나와 자기 밥그릇에 떠 먹고
솥밥에는 고슬고슬한 쌀밥과 전복, 단호박, 파가 같이 들어가 있었다.
전복의 양은 딱 적당하다 싶을 정도로 들어가 있었고 따로 계란장을 추가하지 않았을 때는 다소 밍밍한 간이 안되어 있는 쌀밥에 전복이 추가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 밥에 간장 양념이나 계란장을 넣고 같이 먹어야 한다.
솥에 있는 전복섞인 밥을 그릇에 담아 내고 계란장과 함께 슥삭슥사 비벼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반찬없이 밥만 먹어도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구나. 계란장과 전복의 조화도 비리지 않고 잘 어울린다.
특히 계란장이 화룡정점이었다. 없었으면 아쉬울 뻔 했다.
반찬도 하나같이 다 맛있어서 오늘도 역시 반찬, 밥을 다 비워버렸다.
다만 국은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국만 남겼다.
한번도 맛보지 못한 것이라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언니가 고추장 찌개 같다고 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솥밥을 다 먹고 보통 다른 음식점에서는 뜨거운 물을 솥에 부어 누룽지를 만드는데, 여기도 누룽지를 만들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자극적인 msg 맛보다는 건강한 조미료를 사용한 것 같은 느낌이라 더 좋았다.
여행을 나오면 세상엔 맛있는 것들이 참 많다.
제주 하루 일정 코스:
벨롱장 → 판포 → 판포미인(점심) → 수월봉 (일몰) → 바다를본돼지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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