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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 포스트휴먼시대의 인류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

인류의 문화, 충돌, 연계의 빅 히스토리 | 어제는 역사지만 미래는 미스테리다 

타밈 안사리 지음 | 박수철 옮김





나에게 역사는 지루한 과목 중 하나이다. 대부분 특정한 사건들을 연대별로 정리해 놓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다시 보는 5만년의 역사> 책은 역사를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말그대로 '이야기'로 풀어나간 책이라 역사 교과서 보다는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여전히 나에게 역사 책이라 어렵긴 했지만)


역사는 그 당시 즉 과거에서는 '현재'를 이야기하고, 현재에서는 그 당시의 '미래'를 만든다. 즉 역사는 현재와 미래를 잇는다. 바로 '역사는 흐른다'라는 노래 가사가 떠오르는 시점이다. <다시 보는 5만년의 역사>을 통해 역사가 어떻게 흐르는지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역사는 필요에 의해서 어떤 문명을 발견하고 또 도구를 발명 하며, 결국은 사람간의 이동과 교류를 통해서 발전하게 된다. 그 사이에는 언어, 돈, 종교, 질병(균) 등등 많은 이야기가 얽히고 섞여있다.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



이 책에서 본 역사의 많은 흐름과 관점 중에서 나에게 흥미를 끄는 대목은 기계가 등장한 이후에 대한 이야기였다. 기계가 인간 생활에 등장하면서 부터 사람은 기계와 소통하는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고 기계화된 환경에 익숙해졌다. 역사의 흐름속에서 기계는 인간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포스트휴먼의 탄생?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기계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즉, 사람들은 인간을 대하듯 기계와 상호작용하고 있다. 이는 곧 우리가 '휴머니즘' 이후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트휴먼의 관점에서, 인간은 환경과 기술에 얽혀 있다. 동시에 다른 형태의 생명과 함께 상호 의존하면서 살아가는 존재이다. 따라서 인간과 기계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고, 더 나아가서는 인간이 기계화 되어 인간 소외현상이 일어날 우려도 있다. 



산업적 공장제도의 첫 흔적은 이미 플랜테이션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플랜테이션이 생기기 전에 농부들은 여러가지 사항을 신중히 고려해 토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방법을 모색했다. 하지만 플랜테이션에는 단 하나의 목적만 있었다. 그 단일한 목적을 완수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마치 각자에게 할당된 역할을 수행하는 기계 부품처럼 작동해야 했다. 핵심 작업 과정은 각 부품이 특정 역할을 수행하는 여러 개의 작은 단계로 나뉘었다. 요컨대, 플렌테이션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노예나 농노나 소작농일 뿐 아니라, 부품이기도 했다. 


《다시보는 5만년의 역사》 5부 24장 중


여기에서 포스트휴머니즘과 같은 복잡한 내용을 다루지는 않겠지만 분명 인간과 기계, 인간과 비인간과 같은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계가 발전하게 된 그 배경에는 '사업성'이 따른다


우리 사회의 변화에 있어서 모든 발전과 혁신, 시도가 있었던 것은 분명 기계 때문에 일어난 현상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기계의 등장 그 이후에 그 문화가 자리 잡고 상승효과를 일으킨 데에는 사업성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위대한 발명품을 만들어 놓고 아무도 사용하지 않거나 이를 사용할 줄 모른다면 그건 쓸모없는 발명품일 뿐이다. 


변화를 초래하는 발명품은 그저 쓸모 있다는 이유로 일상생활에 스며들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발명품은 일단 제품화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상품화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보는 5만년의 역사》 5부 23장 중



따라서 우리가 사용하는 전화나 인쇄술, 전신 기술 등이 보편화되고 발전한 그 배경에도 관건은 기술이 아닌 사업성이었다. 최초의 스마트폰은 IBM사 이지만, 스마트폰을 대중적으로 이끌어낸 것은 애플의 아이폰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수많은 경쟁속에서 스마트폰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했지만, 스티븐 잡스는 아이폰을 전세계적인 혁신제품으로 이끌었다. 아이폰이 세계적인 글로벌 상품으로 떠오른데에는 애플의 광고전략,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독특한 마케팅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략)...그러나 대서양 횡단 전신을 통해 소식을 주고 받는 비용은 비쌌다. 일개 신문사가 일상적으로 메시지를 송신하고 수신하기는 어려웠다. 1848년, 여섯 개의 신문사가 '전선'으로 뉴스를 전달받는 비용을 분담하기로 했다. 나중에 그 연합체는 AP(Associated Press, AP통신)라는 독자적 기업으로 분리되었다. AP통신은 최초의 통신사였다. 그런 통신사들은 특파원들이 보내온 메시지를 전신으로 받은 뒤 그 정보를 모든 수요자에게 팔았다. 그렇게 뉴스 자체가 상품화되었다. 


《다시보는 5만년의 역사》 5부 23장 중



디지털 시대의 미래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우리는 흔히 '디지털 시대'라고 이야기 한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우리는 상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 했다면, 디지털 시대에서는 한국에서 저 멀리 떨어진 미국에 있는 상품을 모바일로 구경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다. 또 예전에는 신문과 TV가 유일한 방송 매체였다면 요즘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 방송 및 SNS매체가 아주 다양하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삐삐, LP, 카세트 테이프, 마이마이, 다마고치와 같은 것들이 인기를 끌었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유아시절부터 스마트폰, 인공지능 기술, 드론 등에 아주 익숙한 세상이 되기도 하였다. 심지어 이제는 비대면으로 은행 계좌를 만들고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다. 이처럼 환경이 기계화 되면서 확실히 우리는 내면까지도 기계의 속도와 리듬에 적응하게 되었다. 





우리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먼지와 꽃가루처럼 뒤섞인 세계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물질과 관념 간의 경계가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탁상용 컴퓨터, 휴대용 컴퓨터, 휴대전화 따위의 무선 기기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무대는 물리적 세계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회적으로만 존재하는 차원이자 인간의 상호소통을 통해 창출되고 상상력을 통해 공유되는 지형이었다. 그것은 우리에게 언어가 생기고 우리가 아주 인간다워지면서 우리 인간이 곧바로 창출하기 시작한 상징적 우주의 기계 매개적 현대판이었다. 


《다시보는 5만년의 역사》 6부 29장 중


우리는 이제 기술의 발전을 넘어 나노기술, 바이오 기술, 인공 지능 등이 합쳐지고 인간과 기계의 구분이 사라지는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영생을 상상하는 세계를 기대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또 어떤 시대가 우릴 기다리고, 어떤 역사가 만들어질까? 



이번에 다룬 주제는 <다시보는 5만년의 역사>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한권으로 고대부터 인류의 역사적 흐름을 다루는 책이라 역사를 큰 맥락으로 바라보고 교양을 쌓고 또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