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oran Grandpa 화요일 휴무 |
요즘 말레이시아에 한달살기하러 오는 한국인들도 많고 유학오는 학생들도 참 많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부터 말레이시아에 있으면서 맛있게 먹은 음식들을 리뷰해보려 한다.
한국에 없는 음식 중 내 입맛에도 잘 맞고, 엄마도 거부감없이 잘 드시고 한국인에게 잘 맞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바쿠테'이다. 얼마전 백종원의 골목시당에서 백종원이 감자탕 점주에게 바쿠테를 찾아서 한번 먹어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친구들이 추천한 여러 식당에서 바쿠테를 먹어봤지만 개인적으로 내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식당은 내가 사는 동네에 있는 음식점이었다. 여기만 자주 가다보니 바쿠테가 유명하다는 클랑이나 다른곳을 많이 못가봐서 조금 아쉽긴 하다.
식당 이름이 중국어로 써져 있는데 번역하면 Grandpa Hometown 라고 한다. 구글에는 Restoran Grandpa로 검색하니 나온다.
식당에 들어서면 메뉴판을 주는데 사실 다른 건 안 먹어보고 자세히 보지도 않아서 잘 모른다. 혼자 가면 가장 위에 있는 바쿠테 세트를 고르고 여럿이가면 스페셜 세트 메뉴 2인용이나 3~4인용을 주문한다.
메뉴 및 가격 바쿠테 1인 세트 : 15.5 링깃 (약 4500원) 바쿠테 2인 스페셜 세트 : 38.8 링깃 (약 12,000원) 바쿠테 3~4인용 스페셜 세트 : 76.8 링깃 (약 22,000원) |
1인용 바쿠테 세트에는 밥과 바쿠테, 차가 포함되어 있다. 여럿이 먹는 스페셜 세트 메뉴는 밥과 바쿠테, 야채 반찬, 차 구성으로 나온다. 참고로 말레이시아 식당에서는 한국처럼 물이나 반찬을 무료로 제공해주지 않아서 따로 주문을 해야한다.
식당 내부는 중국식당 스럽다. 일단 모든 테이블이 다 둥근 식탁이고 여럿이 먹는 큰 테이블 같은 경우에는 중식당에 가면 볼 수 있는 돌림판이 설치되어 있다. 나눠 먹는 문화가 익숙한 아시아권에서는 이 돌림판이 설치되어 있는 식탁이 참 편리한 것 같다.
대게의 중국식당이 그렇듯이 식탁에는 수저세트와 간장, 간마늘, 칠리파디(chillipadi)가 반찬처럼 놓여 있다. 마늘과 칠리파디는 간장이랑 같이 섞어서 바쿠테에 나오는 돼지 고기에 찍어 먹는 용도다.
여기서 바쿠테에 대해서 조금 얘기해보자면, 우선 바쿠테는 돼지고기가 들어간 음식이다.
바쿠테는 국물이 있는 Soup과 국물이 없는 Dry 두가지 종류가 있다. 국물이 없는 드라이 바쿠테는 돼지 갈비찜 느낌이 나지만 그 소스의 맛은 많이 진하다고 볼 수 있다. 국물이 있는 Soup 바쿠테는 한방 재료가 들어간 갈비탕 느낌이 나는데 돼지고기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개인적으로 국물있는 soup 바쿠테가 훨씬 맛있다.
그리고 바쿠테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폴 두 나라에서 다른 맛으로 즐길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먹는 바쿠테는 한방 재료가 들어가 한방 갈비탕을 먹는 느낌이고, 싱가폴에서 먹는 바쿠테는 후추 맛이 강해 조금 더 우리에게 익숙한 갈비탕 맛이다. 말레이시아인과 싱가폴인은 사이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닌데, 서로 자기네 나라 바쿠테가 맛있다고 주장한다. 나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 주기가 어렵다. 국물 맛이 둘이 전혀 다른데 둘 다 맛있기 때문이다.
바쿠테를 먹을 때, 거의 항상 따라오듯이 같이 먹는 것이 있는데 빵같이 생긴 'Yao Cha guai' 라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주로 아침에 이걸 먹는다고 하는데 스프나 국물이 들어간 음식, 두유 같은데에 시리얼처럼 같이 넣어 먹는다고 한다. 튀긴 빵같은데 안은 폭신폭신하고 맛있다. 빵이 메인 요리와 안어울릴 것 같지만, 사실은 바쿠테 국물에 찍어먹으면 정말 맛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오늘 주문한 음식은 Soup 바쿠테 1인세트 (A)다. 주문전에 미리 내장은 빼달라고 얘기했다. 중국어로 내장이 한국어 내장과 매우 흡사하기에 외워서 얘기하기 참 쉽고 좋다. 돼지고기 살코기 부위와 버섯과 고수 재료는 심플하게 들어간다. B세트를 주문하면 각종 야채를 더 많이 넣어주지만 현지의 특이한 야채도 들어가 개인적으로 A가 더 좋았다.
동남아에서 먹는 하얀 쌀밥은 한국 쌀밥과는 좀 다르다. 쌀알이 잘 뭉쳐지지 않고 흩어져서 찰지다는 느낌이 없다. 볶음밥을 먹을 때는 이런 쌀밥이 괜찮은데 흰밥을 먹을 때는 한국에서 먹는 쌀밥이 그립다.
오랫만에 먹은 soup 바쿠테는 정말 맛있었다. 한약재가 들어간 갈비탕 느낌에 돼지고기는 미리 만들어둔 마늘+간장 소스에 찍어 먹었다. 돼지고기는 삶은 거라 수육을 먹을 때와 비슷한 식감이다. 그리고 돼지갈비처럼 뼈를 발라먹어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 한방느낌의 국물과 고수도 향이 굉장히 잘 어울린다. 이렇게 동남아에 나오면 고수향을 싫어하지 않고 잘 먹어서 참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국물이 모자라면 국물을 리필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한약재 느낌이 나는 국물이 좋아서 나도 리필을 해보았다.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니 기운이 나는 느낌도 들고 보양식을 먹어 힘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음식값은 확실히 한국보다는 저렴하다. 물론 밑반찬은 없는 게 아쉽긴 하지만 한끼를 5천원 밑으로 먹어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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