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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말레이시아 한식 탐방] 말레이시아에서 찾은 고향의 맛 '함흥냉면'

말레이시아에도 한국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나 한국식당, 한국 슈퍼가 몰려있는 한인촌이 있다. 대사관 주변이나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 대표적인데 하타마스라고 불리는 "Sri Hartamas" 지역이 그 중 하나다. 이쪽 동네는 한국 식당뿐만 아니라 일본식당도 밀집되어 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차타고 30분 정도 떨어져 있지만 조금 멀다 싶어 자주 가지는 못한다. 

 

이날은 마사지를 받고 난 후 원래 감자탕을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감자탕집이 문을 닫는 바람에 다른 대안을 찾다가 순대국밥과 냉면을 먹으러 바로 근처에 있는 함흥냉면 집을 찾아갔다. 간판도 마치 한국에 있는 것처럼 함흥냉면이라고 씌여있고 들어가는 입구도 매우 한국적으로 생겼다. 

 

구글에 검색하면 영문 레스토랑 이름이 Han Kang Restaurant 으로 검색된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대중 교통보다는 그랩(택시)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이름을 검색해서 가는게 편하다. 

Han Kang Restaurant

월요일 휴무

평일, 주말: 오전 9:00~오후 9:30

전화번호: +60 3-2300 3267

 

 

냉면이외에도 국수종류나 국밥, 수육, 홍어 등 메뉴는 꽤나 다양했다. 가격은 현지 물가에 비교하면 비싼편이지만 한국음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괜찮은 것 같다. 

오늘의 주문 메뉴는 

1. 콩나물 국밥 ........20링깃 (약 5800원)

2. 순대국밥 ..............25링깃 (약 7200원)

3. 냉면. 돼지수육 세트 ...........42링깃 (약 12,000원)

매장 내부는 한국 스타일의 식탁과 의자, 테이블이 셋팅되어 있었고 주 고객층은 한국인이었다. 주문받는 사람은 현지인이었는데 한국말을 곧잘하고 잘 알아들었다. 외국에 나와서 외국인에게 한국말로 주문을 할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한 일이다. 그만큼 사장님이 트레이닝을 참 잘 시키신 것 같다. 

 

주문과 동시에 얼마 기다리지 않아 김치 3종 세트와 양념장, 그리고 육수가 나왔다. 주전자에 가득 담긴 뜨거운 육수는 정말 맛있었다. 한국의 일반 냉면집에서 먹던 육수와 별반 다르지 않은 맛이 진짜 한국의 맛이었다. 게다가 더운 나라에 있으면서도 에어콘 바람 때문에 자꾸 따뜻한 물을 찾게되는데 육수를 마시니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 긴장이 풀렸다. 

 

콩나물 국밥 ........20링깃 (약 5800원)

콩나물 국밥(따로 국밥)은 국물맛이 칼칼하고 시원하니 좋았다. 마사지 후에 먹는 국밥이라 그런지 꼭 사우나 후에 국밥을 먹으니 온몸이 풀리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국밥 재료도 푸짐하게 들어가고 양도 많아서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냉면. 돼지수육 세트 ...........42링깃 (약 12,000원)

비빔냉면은 매콤하고 새콤하고 달콤한게 절로 젓가락이 갔다. 그리고 역시 냉면은 고기와 함께 먹으니 더 맛있다. 보통 한국에서는 수육과 냉면을 같이 먹지는 않지만 이 조합도 나름 꿀조합 인정이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보쌈이 약간 메말라서 푸석푸석했다. 그래도 귀한 음식이라 남기지 않고 맛있게 다 먹었다. 

순대국밥 ..............25링깃 (약 7200원)

순대국밥(따로 국밥)의 국물이 약간 싱거워서 다대기를 좀 더 넣어 간을 맞춰 먹었다. 깔끔하면서도 고소한 들깨가루가 들어간 국물맛이 아주 좋았다. 아쉬웠던 점은 순대나 고기가 좀 더 들어갔으면 좋을 테지만 여기는 한국이 아니니 이정도는 충분히 이해한다. 

에어콘이 빵빵하게 나오는 식당인데도 뜨거운 국밥을 후루룩 하고 나니 땀이 났다. 더운 여름 나라지만 국밥을 먹은 후 흘리는 땀은 무언가 더 개운하고 몸이 풀리는 느낌이다. 타지에서 먹는 한국 음식이라 더 맛있게 먹은 것 같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한국식당 중 국밥집이 별로 없어 국밥이 먹고 싶을 땐 이곳을 찾게 된다. 일본 친구 중 한명이 이곳의 냉면을 정말 좋아하는데 다음에는 같이 와서 같이 밥한끼를 꼭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