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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부산 해운대 맛집] 부산 트렌디한 분위기 중국집 '라호짬뽕'

한줄평: 짬뽕은 불맛이 인상적이었고, 짬뽕맛집인데 볶음밥과 짜장면이 맛있어서 다시 보게 되었다. 낮술과 해장하기 좋은 곳. 

 

 

부산의 맛집, 먹방 투어는 계속되어야 한다. 부산 지역에는 파도 파도 끝도 없이 맛집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부산에서 중식에 도전을 해보았다. 한국에서 중식당을 가면 홍콩반점이 그나마 내 입맛에 가장 잘 맞아 주로 이용했었다. 중식 애호가는 아니기에 그마저도 지금은 잘 안간다. 또, 외국에서는 중국인들이 많이가는 중식당을 가기도 했지만 메뉴부터가 한국의 중식과는 매우 다른 느낌이라 선호하지 않는다.

 

이번에 방문한 라호짬뽕은 먹방을 좋아하는 친구 추천으로 알게되어 방문하게 되었다. 전날밤에 술을 마신다는 전제하에 해장이 필요했고 해장으로 마땅한 음식을 찾다가 짬뽕이라는 결론까지 이르게 되었다. 

 

위치는 마린시티다. 해운대 부산 영화거리와 가깝다. 동백역과 가깝지만 도보 거리가 좀 있고, 해운대 해수욕장과도 도보 거리는 조금 있는 편이다. 근처에 생각나는 랜드마크는 한화 리조트 정도였다. 한참을 빙 돌고 돌았지만 바닷가 앞 월드마크라는 건물에 위치해 있었다. 

 

 

라호짬뽕

매일 11:30 - 22:00

월요일 휴무

브레이크타임: 15시~17시/ 라스트오더21시

 

입구가 굉장히 비밀 스럽게 생겨 여기가 맞나 싶었다.

 

메뉴

라짬뽕 8,000원

호짬뽕 9,000원

양주식 볶음밥 8,000원

라짬뽕밥 10,000원 / 호짬뽕밥 11,000원

간짜장면 8,000원

등심 탕수육 20,000원

 

저녁메뉴 (17:00 ~ 22:00)

라조육 23,000원

류산슬 27,000원

크림새우 25,000원

오룡해삼 32,000원

 

저녁메뉴 몇가지가 따로 나뉘어 있었는데 요즘 유행하는 류산슬씨도 있었다.

 

실내는 생각보다 작았다. 긴 테이블이 식당의 대부분을 차지 하고 있었고 한쪽 구석에는 1인 식사도 가능한 벽테이블이 있다. 

마침 운좋게 웨이팅 없이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각에 긴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곧 식당 내부가 꽉차서 같은 테이블에 다른 팀과도 합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식기류는 상당히 중국집 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메뉴판이 식탁에 놓여져 있었는데 친절하게도 그림과 함께 음식과 재료에 대한 설명까지 덧붙인게 참 인상깊었다. 

중식 메뉴에 생소한 사람은 그림과 설명을 보고 어떤 음식인지에 대한 이해를 하고 주문을 할 수 있을 듯 하다. 

주문한 메뉴

1. 라짬뽕 (붉은 짬뽕) 8,000원
2. 호짬뽕 (백짬뽕) 9,000원
3. 양주식 볶음밥 8,000원
4. 간짜장면 8,000원
5. 등심 탕수육 20,000원

 

등심 탕수육

탕수육을 먹을 때 부먹파와 찍머파가 나누어져 있긴 했지만 찍먹파를 위해 찍먹을 선택했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적당히 씹히는 푹신하고 쫄깃한 맛이 있다. 튀김이 눅눅하지 않고 너무 기름지지 않은 점이 마음에 들었다.
탕수육 소스도 새콤달콤하면서 단맛이 많이 강하지 않아 질리지 않고 먹기에 좋았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나쵸소스같이 생긴  "스리라차 소스"를 같이 준다는 것이다. 
스리라차 소스를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지만 스리라차 소스의 새콤하면서도 칼칼하게 매운 맛과 탕수육 소스의 단맛, 그리고 바삭한 탕수육이 꽤나 어울려 특이했다. 

 

간짜장면

간짜장에 특이하게 반숙 계란후라이와 오이가 올라갔다. 이게 부산스타일이라고 하는데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짜장면의 느끼함 때문에 짜장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짜장면은 느끼함도 덜하고 맛있게 먹었다. 
다른 친구들도 간짜장면이 대체로 맛있다는 평이었다. 

짜장면을 반쯤 먹었을 때 스리라차 소스 (테이블 위 빨간 통)를 뿌려먹으라는 것인데 짜장면의 매콤함이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한다. (메뉴판에 먹는 방법이 써있다) 
아쉽게도 우리는 먹는데 정신이 팔려 누구하나 스리라차 소스를 뿌려먹을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양주식 볶음밥

개인적으로 이 날, 내 입맛에 가장 잘 맞고 가장 맛있게 먹은 메뉴는 볶음밥이었다. 
볶음밥에는 슴슴하게 끓인 계란국이 같이 나온다. 

사장님이 쌀과 면에 많은 공을 들이신다고 하는데 볶음밥을 하실 때 동남아 쌀 브랜드인 "자스민"과 한국쌀을 섞어서 만든다고 하신다. 나는 개인적으로 동남아의 긴 쌀을 싫어하기도 하고 내가 동남아에 살 때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 자스민을 이렇게 잘 활용하시다니 박수쳐 드리고 싶다. 적당히 흩어지고 적당히 찰진 그 중간 어딘가가 볶음밥의 맛있는 밥을 만드는데 핵심인 것 같다. 
동남아의 쌀은 한국쌀처럼 찰지게 뭉쳐지지 않고 흩어져서 밥을 먹을 때 느낌이 많이 다른데 이 볶음밥은 한국쌀도 같이 섞어서 그런지 그런 느낌이 좀 덜했다. 
돼지고기와 계란을 함께 볶아 만든 모양이 양도 꽤 많고 적당히 기름진 볶음밥이 딘타이펑 볶음밥보다 맛있게 먹었다. 

 

 

라짬뽕 (붉은 짬뽕)

목이 버섯이 듬뿍 올라가있고 그 아래에 해물, 돼지고기와 채소 건더기가 면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불향이 난다고 미리 듣고 갔던 지라 그 맛만 느껴보자 했는데 확실히 불맛과 칼칼하게 매콤한 맛이 잘 어울렸다. 그런데 그 불맛이 과하지 않은 느낌이라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시원하고 개운하게 매콤해서 역시 해장에 잘 어울리는 메뉴였다.

 

호짬뽕 (백짬뽕)

가장 궁금했던 메뉴가 백짬뽕인데 안에 들어가는 재료는 라짬뽕과 비슷한듯 하지만 백짬뽕의 국물맛은 진했다. 
특이하게도 살짝 매콤, 칼칼한 국물맛과 약간의 불맛과 해물맛, 고기맛이 잘 어울러지는 듯 하면서도 오묘했다. 
기대가 너무 컸던지 기대에 비해서는 살짝 덜했던 메뉴다. 

 

 

마치 도장깨기를 하듯이 짬뽕밥과 저녁 메뉴를 제외한 모든 메뉴를 다 클리어해서 기분이 참 좋았다. 

짬뽕하나로 낮술과 해장을 동시에 할 수 있을 듯한 그런 음식점이었다. 바로 앞에 바다도 있고 광안대교도 보이고 술을 마셔도 술보다 분위기에 먼저 취해버릴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