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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신촌] 추운 겨울 뜨끈한 닭 한마리 '유닭 스토리'

한줄평: 닭육수가 진국이다. 육수가 닭비린내 하나 없이 정말 진하고 맛있는데 조미료의 맛이 의심된다. 

 

추운 어느날 등산을 갔다 하산하고 신촌으로 갈비탕을 먹으러 가는 길 닭한마리 간판을 보고 뭐에 홀린듯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신촌은 많이 다녀봤지만 닭한마리집이 이렇게나 크게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음식점에 들어서기 전 수 많은 인증샷을 보고 꽤나 유명한 집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엄청난 광경을 보았다. 실내 인테리어에 온통 토이스토리를 비롯한 이름모를 장난감, 피규어들에 액자, 사진, 포스터가 온 가게를 다 뒤덮고 있어 닭한마리집이 아니라 무슨 장난감 가게인줄 알았다. 이 식당은 키덜트를 위한 식당인가. 분위기가 굉장히 정신없는 식당이었다. 

 

유닭 스토리 신촌점

평일 11:00 - 24:00, Last order 23:00

일요일 11:00 - 23:00, Last order 22:00

 

한쪽 벽면에는 연예인들이 방문한 인증샷이 컬러 프린팅 되어 액자로 걸려있었는데 사실 내가 모르는 연예인들도 많았다. 어째튼 사장님이 이렇게 많은 연예인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는 게 참 대단하다. 

 

장난감으로 가득차 있는 식당 내부에는 혼밥을 할 수 있는 테이블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사실 말이 혼밥이지 장난감, 인형들과 같이 식사를 하면 조금 덜 외로울 것 같기도 하다. 

 

가게 내부를 보고 너무 놀라 내부 사진만 엄청 많이 찍었다

나름 이 식당만의 컨셉이 있는 것 같다. 메뉴판을 보니 메뉴판도 굉장히 화려하고 강한 컬러를 많이 쓰고 깔끔하다기 보다는 정신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메뉴 자체는 매우 심플하다. 닭한마리와 닭 칼국수, 닭곰탕이 보여주듯이 닭 한마리 전문점의 느낌이 확 들었다. 닭한마리는 하얀육수와 얼큰한맛 두가지가 있고 1인분도 가능하다는 게 이 식당의 장점인듯 하다. 하지만 1인분 가격이 그렇게 저렴하지는 않다. 

 

메뉴

닭한마리 
(2인분) 22,000원
(3인분) 33,000원
(4인분) 44,000원
(1인분) 16,000원

얼큰닭한마리
(2인분) 23,000원
(3인분) 34,000원
(4인분) 46,000원
(1인분) 17,000원

닭칼국수 6,500원 , (특) 7,500원
닭곰탕 7,000원, (특) 8,000원
닭개장 7,000원, (특) 8,000원

 

테이블에는 닭한마리를 먹는 법이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다. 

 

닭한마리 먹는법

1. 접시에 간장소스와 고추장다데기를 넣는다
2. 겨자와 다진마늘을 (조금 또는 많이) 넣는다
3. 야채를 소스에 조금씩 넣어가며
4. 닭한마리가 끓으면 닭고기를 소스에 '레몬'과 함께 찍어먹는다
5. 닭한마리를 다 먹으면 추가 사리를 곁들여 먹는다

레시피대로 찍어먹을 소스를 만들었는데 고추장다데기를 너무 많이 넣어버렸다. 여기에 레몬을 충분히 많이 넣는게 맛있었다. 

 

 

닭한마리 2인분짜리를 주문했다. 
닭 양이 언뜻보기에도 많아보이지 않고 내용물도 굉장히 심플했다. 감자와 대파, 닭이 전부였다. 예전에 백종원이 집밥 백선생을 할 때도 재료를 많이 쓰지 않고 심플하게 요리했던게 기억났다. 
하지만 양이 부족해보여 추가 사리를 더 시켜야 하나 고민했다. 일단 양이 부족할지 어떨지 먼저 먹어보고 추가로 닭죽이나 칼국수를 먹기로 했다. 기본반찬도 심플한 편이었다. 김치와 무, 양배추가 전부였다. 

대신 육수가 진국이었다. 후추맛은 조금 강한편이었으나 닭비린내 하나 없이 어떻게 이런 맛을 낼까 싶을 정도로 깊은 맛과 구수한 맛을 냈다. 
먹는 법은 간단하다. 닭을 건져서 미리 만들어놓은 양념장과 양배추를 같이 곁들여서 먹으면 된다. 양배추에서 단맛이 나기 때문에 양념과 닭고기와도 매우 잘 어울렸다.
양배추 등 반찬이 모자를 경우 추가로 더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일하시는 직원분들이 무뚝뚝하지만 눈빛과 손짓만 보내도 모자른 반찬을 척척 리필해주는게 굉장히 노련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닭죽 (2000원) 추가
닭한마리를 먹다보니 생각보다 양이 괜찮을 것 같아 죽을 추가 사리로 주문했다. 이모님이 닭죽을 가져와 김가루와 참기름을 넣고 끓여주는데 적당히 끓으면 알아서 먹으면 된다. 역시 한국인의 밥상은 메인 요리를 다 먹고 난 후 죽아니면 볶음밥이 진리인듯 하다. 
밀가루 칼국수 대신 속이 든든하고 편한 죽을 먹길 정말 잘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 보니 식당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꽉 차 있었다. 대부분 젊은 대학생들로 보이는 손님들이었고 이렇게 손님이 꽉차니 사람과 장난감으로 가득찬 실내 내부가 더 정신없어 보였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다 보니 내 키만한 스타워즈 마네킹이 서있었다. 이만한 사이즈의 피규어를 갖고 계시다니 사장님이 정말 키덜트족에 피규어 덕후이신 것이 틀림없다. 

 

한편, 맛있게 닭한마리를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목이 엄청 마르고 물이 땡기는 걸 보니 닭한마리 육수에 다시다나 미원같은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