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의 힘
운동은 어떻게 행복과 희망, 친밀감과 용기를 찾도록 돕는가
켈리 맥고니걸 저
나는 집순이인 동시에 밖순이다. 집에서 노는 것도 좋아하지만 밖에 나돌아다니는 걸 3:7 정도로 더 좋아한다. 밖순이 생활은 주로 아웃도어 활동이다. 등산, 자전거 타기, 걷기, 마라톤, 캠핑, 요가, 다이빙, 혼행(혼자 여행) 등 혼자 또는 타인과 할 수 있는 바깥 생활을 대체로 즐기는 편이다. 덕분에 건강과 체력에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다. 이런 내게 2년전 만성염증과 불면증(조조각성)이 찾아왔다. 건강과 체력을 자부하던 밖순이에게 그동안 무슨일이 일어났을까.
나는 그 답을 켈리 맥고니걸 저자의 <움직임의 힘> 이란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러너스 하이는 순한 대마초를 피울 때 맛보는 행복감과 비슷하다.
동기화된 춤은 엑스터시를 복용할 때의 황홀감을 제공한다.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면 흥분제를 복용한 것처럼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심지어 요가 스트레칭만 잘해도 붉은 피가 달콤한 와인으로 변한단느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러한 비유가 완벽하진 않지만 여러가지 움직임의 매력과 장점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녹색운동 또한 엔테오젠과 같은 약물로 디폴트 상태를 일시적으로 재구성하여 의식을 변화시킨다.
- <움직임의 힘> 6장: 삶을 포용하라 중 -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 움직임
나는 육체적으로 힘든 상황, 한계를 느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변태같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다. 두달 동안 친구들과 남미 자전거 여행을 할때도 그랬고, 하프 마라톤에 참여했을 때도, 화장실 없는 자연 그대로의 정글에서 3박 4일간 등산과 캠핑을 할때도, 해외에서 캐녀닝 액티비티를 할때도 마찬가지였다. 주위에서 나에게 밖에 돌아다니는 걸 왜 그렇게 좋아하느냐고 물어보면, 이런 움직임을 할 때마다 나는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리고 이후 일상으로 돌아가서 삶의 새로운 활력을 찾았다. 나에게 움직임은 삶의 활력소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반복된 일상속에서 번아웃을 느낄 때면 나는 힘든 아웃도어를 찾아 나선다.
<움직임의 힘> 저자에 따르면 엔도카나비노이드는 근심을 없애고 행복을 선사하는 화학물질이라고 한다. 한 연구에서 주 3회 걷기, 조깅, 근력 훈련 등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뇌는 보상 체계에서 도파민 수용체의 유용성이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이 뇌에서 반보상 체계를 되돌리고 무기력해진 보상 체계를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가벼운 러닝을 한 경우에는 러너의 엔도카나비노이드 수치가 세 배나 높아졌다. 엔도카나비노이드의 증가는 러너 자신이 느끼는 쾌감과도 상관관계가 있었다. 자전거 타기, 경사진 트레드밀에서 걷기, 등산을 통해서도 엔도카나비노이드가 비슷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움직임의 힘> 1장: 끈질긴 노력 끝에 맛보는 짜릿함 중-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해준 움직임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는 옆에서 같이 으쌰으쌰해주는 크루가 함께하면 더 큰 힘이 된다. 대학시절에는 친구들과 자전거로 해외여행을 함께했고, 마라톤 행사에 같이 참여한 친구들, 해외 생활을 하면서는 캠핑과 등산, 스쿠버 다이빙을 같이해준 소중한 친구들을 만났다. 같이 땀 흘리며 육체적으로 힘든 순간을 겪고 나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말이 통하지 않는 친구와도 마음으로 유대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 친구들과는 다음 힘든 여정을 또 계획한다.
이 책의 저자는 걷기만으로도 우울증 예방 효과가 있지만 단체 운동의 효과는 더 크다고 말한다. 격력한 신체운동이든 작은 몸짓이든 상관없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타인과 교감할 수 있는 뇌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단체운동으로 동기화된 움직임을 할수록 함께 움직이는 사람들과 더 가깝게 느끼게 된다. 엑스터시라는 약물을 복용할 때의 황홀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집단적 열광'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또 자기들보다 더 큰 존재와 연결됐다고 느낀다. 이렇게 연결된 느낌을 경험할 최고의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동기화된 음직임이다.
집단적 열광은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끼리 왜 가족 같은 유대감을 느끼는지 설명해준다. 또 신체활동을 포함한 사회 운동이 더 끈끈한 결속과 희망을 고취시키는 이유와 사람들과 함께 걷거나 달릴 때 더 힘이 난다고 느끼는 이유도 설명해준다.
- <움직임의 힘> 3장: 집단적 즐거움 중-
'뒤로 물러서지 않는 도전'을 알게 해준 움직임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는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비록 그것이 나와 안맞는 것일지라도 일단 도전해본다.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내가 7미터 높이에서 다이빙을 할 때도 그랬고, 클라이밍에 도전을 할때, 수영을 못하고 물을 무서워하는 내가 스쿠버다이빙에 빠지게 되었을 때 모두 처음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나에게 장애물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덕분에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더 대담하고 의연하게 대처해나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다.
이 책의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의 움직임은 나를 대담하게 행동하게 해주었다. 근심 걱정을 달고 사는 내가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더 나은 모습의 나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되어준 것이다.
오히려 새로운 환경에서 더 용감하게 행동하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회복력도 더 높다. 연구진은 쥐들이 통제 가능한 전기충격을 통해 두려움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된다고 생각한다. 쥐가 배운 교훈은 난 뭔가를 할 수 있어라는 점이다. 두려움은 꼼짝 못하는 것이 아니라 뭐든 한다는 것을 뜻한다.
현대의 심리학자들도 인간이 구체적 목표를 갈망하고 특정한 목적을 추구할 때 번성한다는 식으로 견론을 내놨다. 난관에 부딪쳤을 때 이겨내려면 세가지 족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1) 구체적 목표: 구체적 목표가 있어야 희망이 솟는다. 2) 목표에 도달할 경로다. 경로가 있어야 한 단계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3)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다. 각 단계를 밟아 나갈 역량과 힘이 자기에게 있다고 믿어야 한다.
- <움직임의 힘> 5장: 장애물 극복하기 중-
다시 초반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런 움직임이 뜸해진 시기가 바로 2년 전이다. 여전히 움직이는 걸 좋아했지만 일이 바쁘고 귀찮다는 핑계로 주말에는 집콕 생활을 하며 드라마나 예능을 보기 일쑤였고, 가끔 크루들과 아웃도어 활동을 하기는 했지만 횟수가 뜸해졌다. 게다가 몇년간 꾸준히 가던 요가도 돈을 아낀다는 이유로 가지 않고, 혼자살다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만성염증과 불면증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지난날의 나의 생활습관에 문제가 있었음을 다시 한번 깨달게 되었다.
지금 현재에도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으로 아웃도어 활동이나 바깥 활동은 아예 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재택근무까지 하게되어 바깥에 못나가 본지가 두달이 다 되어간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의 저자가 하는 것 처럼 아침 6시에 눈을 뜨면 30분 이상 강도 높은 홈트를 시작했다. 새로운 움직임으로 그 힘이 다시 예전처럼 삶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운동을 하루라도 거르면 불안과 짜증이 초래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운동을 3일간 못하면 우울 증상이 나타나고, 1주일간 못하면 심각한 기분 장애와 불면증이 나타날 수 있다.
운동에 꾸준히 노출되면 결국 운동을 좋아하고 원하고 수행하도록 뇌를 길들일 수 있다.
- <움직임의 힘> 2장. 푹 빠지기 중-
야외활동은 자신을 돌보는 행위이며, 더 나아가 자신을 보존하는 행위이다.
갑갑한 실내와 소셜 미디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 우리는 사회적 인식 쪽으로 자꾸 밀려가게 된다. 그리고 생각 곱씹기도 자주 하게 된다. 밖에서 자주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주변을 탐색하는 디폴트 상태와 완전히 멀어질 것이다. 자연과 더 자주 교류해야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다른 측면과 다시 친숙해질 수 있다. 그래서 녹색 운동을 더 활발하게 펼쳐야 하는 것이다. 밖에 나가야 당신의 역할이나 타인과의 관계, 당신의 과거에 의해서만 규정되지 않는 자아를 되찾을 수 있다.
- <움직임의 힘> 6장: 삶을 포용하라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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