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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제주도 오름/제주도 가볼만한 곳] '다랑쉬 오름'

요새는 정말 제주도 오름이 핫하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오름에 대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이제는 제주도에 가면 오름 하나쯤은 꼭 코스에 넣는 듯 싶다.

300개가 넘는 오름 중에 우리가 올라갈 수 있는 오름이 약 80개 정도 되니 이 중에서도 고르고 골라서 간다면 '다랑쉬 오름'을 추천하고 싶다. 

 

다랑쉬 오름을 꼭 가봐야 하는 이유 네가지




1. 우선 오름을 올라가는 재미가 있다. 다이나믹하다. (이건 사실 힘들다는 얘기지만 그만큼 정상까지 올라가는 게 값지다는 얘기기도 하다.)
2. 그리고 다랑쉬 오름은 제주도의 그 어떤 오름보다 크다. 
3. 다랑쉬오름을 간다면 일몰을 보러 가는 걸 추천한다. 어떤 오름을 가도 일몰을 보러 가서 후회한 적은 없다. 그런데 다랑쉬 오름은 올라가기 힘들었던 만큼 일몰은 좀 많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4. 다랑쉬오름에서는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분화구를 볼 수 있다. 

 

 

일부러 일몰시간에 맞춰 다랑쉬 오름으로 향했다.

그런데 차를 끌고 다랑쉬 오름까지 가는 길이 너무나 험난했다. 

 

 

다랑쉬오름까지 가는 길은 외길이었고, 비포장 도로였고, 가다가 반대편에서 차라도 만나는 날이면 땀이 나는 그런 길이었다.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 초행길인 사람들에게는 다소 도전적인 그런 길이어서 놀랐다. 사실 오름들이 대게 외진 곳에 있긴 하지만. 

하지만 모험하는 기분도 뿜뿜했다. 주차장은 자리가 넓어 그냥 아무데나 주차하기는 매우 쉬웠다. 

 

 

다랑쉬 오름 왕복 총 소요시간: 1시간 




올라가는데는 30분 정도 걸렸다. 
사진 찍는데 시간을 많이 소비하고 천천히 걷다 쉬다 오르고 내려왔지만 넉넉잡아 왕복 1시간 정도면 충분히 둘러 볼 수 있다. 

 

 

다랑쉬 오름에는 오름 탐방로도 있고 둘레길도 있다. 둘레길도 산책하기 좋다고 하는데 다 둘러보려면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오늘은 일몰을 봐야하니 탐방로로 올라가기로 한다.

일몰을 보려면 조금 서둘러서 오름을 가는게 좋다. 해가 떨어지는 시각은 매우 정확하다는 걸 일몰을 매번 볼 때마다 느끼는 바이다. 

 

 

오름의 시작을 알리는 허벅지 딴딴해지는 계단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정말 거짓말 안하고 죽음의 계단, 혹은 뭐 깔딱고개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평소 운동을 싫어하고 특히 계단 오르기에 쥐약인 우리 평범한 사람들은 다 싫어할만한 그런 코스이다. 

다행히 날씨가 그렇게 더운날은 아니라서 땀을 비오듯이 흘리지는 않았다. 

 

저 반대편에 보이는 월랑봉

계단을 오르다가 뒤돌아 보면 이렇게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반대편에 있는 월랑봉이 너무나 가까워보여 월랑봉을 올라가는 사람들도 다 보인다. 조금만 높이 올라와도 풍경이 다르다는게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조금만 높이 올라왔는데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는 것도 너무 신기하다. 

 

 

 

중간쯤 오른 건가 싶을 때 지도가 나오는데 이때가 시작으로부터 오른지 15분이 지난 시점이다. 

 

 

이 지도가 보이면 반 정도 오른거고 아직 갈길이 멀었다는 얘기다. 

사실 지도만 봤을 때는 그래서 지금 얼마나 더 가야하는데? 하는 의문과 그래서 대체 정상이 어딘데? 하는 괴로움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지도를 봐도 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는 희미한 정신을 붙잡고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그래도 시작을 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뒤돌아 보면 저 멀리 용눈이 오름도 보인다. 

오름의 매력이란 오름을 올라가는 중간에도 멋진 경치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랑쉬 오름에서 용눈이 오름을 볼 수 있다는 사실도 다랑쉬 오름에 꼭 가야할 이유다. 

 

이쪽 길에서 길이 양갈래로 나뉜다. 

★Tip:



20분 정도 오르면 이런 데크(쉼터)가 있는데 여기서 양갈래로 길이 나뉜다. 
양쪽길은 한바퀴 빙 돌면 다시 만나게 된다. 

오른쪽으로 가면 다소 힘들게 올라가는 언덕 경사가 심한 구간이고
왼쪽으로 가면 좀 완만한 숲길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오른쪽으로 헉헉대면서 올라갔는데 내려오는 길에 이길을 다시 만나 아차 싶었다. 

 

쉼터에서는 생각보다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올라가는 중간중간에 본 풍경이 더 멋져서 쉼터는 그냥 쉼터일 뿐이다. 

하지만 해가 다 떨어질까봐 마음이 너무 급해서 쉼터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다시 등산을 시작하였다. 

 

하늘을 쳐다보니 해는 아직 떠있지만 곧 해가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해가 빨리 질까봐 마음이 급해 사진은 대충대충 찍고 또 힘겨운 길을 계속 해서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일몰도 참 멋져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똑같아 보이지만 다른 계단이다. 오른쪽 사진의 계단을 올라가면서 이게 바로 하늘과 닿는 계단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다랑쉬 오름의 경사도는 매우 심했다.

등산을 좋아하고 걷는 걸 좋아하는 나도 숨쉬기 힘들만큼 헉헉댔던 기억만 난다.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제주도의 거의 모든 오름은 그렇다. 경사도가 생각보다 많이 심하다.

꼭 다랑쉬 오름이라서가 아니라 모든 오름이 그러한 것 같다. 그게 오름을 오르는 매력인 것 같다. 

 

이렇게 파란 초소를 발견하면 다 온거다.

오름에 가면 꼭대기, 정상에서 이렇게 파란 초소를 발견할 수가 있다. 

이 초소를 발견할 때마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그리고 드디어 다랑쉬 오름을 오는 이유 중 하나인 거대한 정상의 분화구를 볼 수 있다.

깔대기 모양으로 움푹 패여 있는 분화구의 깊이는 한라산 백록담의 깊이와 비슷하다고 하니 실로 대단하다. 

한라산의 백록담도 실제로 봤지만 이렇게 큰 또 다른 분화구가 있는지 몰랐다.

정말 어마어마한 분화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게, 내가 지금 분화구의 현장에 있다는 것도 다 신기하기도, 재밌기도 하고 신이 난다.

 

분화구가 나무에 가려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으로 조금만 더 걸어 이동하면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다랑쉬 오름 해발 382m 지점에 도달했다.

오름 치고는 상당히 높은 곳이라는 것을 숫자를 통해 새삼 깨달았다. 

드디어 오름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게 되었다 .

운 좋게도 오늘의 일몰은 둥둥 뜬 구름과 함께, 하지만 구름속에 숨지 않은 해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저 멀리 수묵화 같은 산봉우리들도 너무나 아름답다. 

힘들게 올라왔던 순간들은 다 잊어버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해주는 다랑쉬 오름에 끝까지 올라 오길 역시 잘했다. 

 

일몰사진과 오름에 오면 꼭 찍어보는 점프샷도 찍어보았다. 

여기서 해가 많이 떨어질 때까지 사진 찍고 시간을 보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정작 큰 분화구를 따라 한바퀴 돌아 내려가는게 가능한 것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왔던 길로 똑같이 내려가는 것보다 큰 분화구를 따라 한바퀴 돌면 더 감동적인 장면들을 볼 수 있었다. 

움푹 패인 분화구도 더 자세하게 볼 수 있다. 

저 아래 분화구 밑으로 굴러 떨어지면 올라오기 정말 힘들겠다는 이상한 생각도 해보았다. 

그만큼 타원형의 분화구의 크기는 어마했고 생각보다 실물은 더 깊었다. 

 

 

해가 지면 하산하기 어렵고 위험할 수 있으니 해가지기 전에 빨리 내려가야 한다. 

정상에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다.

나이 어린 아이들도 많이들 올라온 걸 보니 생각보다 오르기 쉬운 코스 였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들 높은 곳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며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려갈 때는 가파른 경사 때문에 더 조심히 내려가야했고, 어느 구간은 밧줄을 잡고 내려가기도 했다. 

 

하산하는길 
올라갈 때 내려갈 때 만나는길. 왼쪽 길과 오른쪽 길은 서로 만난다. 왼쪽길로 내려왔는데 여기가 더 완만하고 쉬웠다. 

 

예전에 혼자 여행을 할 때 버스정류장에서 어떤 기사 아저씨가 용눈이 오름 대신 다랑쉬 오름을 가라며 내게 말을 건넨 적이 있다.

다랑쉬 오름을 왜 추천하는지, 왜 오름의 여왕이라고 하는지는 다녀와 보니 알겠더라. 

크기가 크고 높기 때문에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멋진 뷰를 만날 수 있다. 

힘들게 오른 만큼 더 아름다운 장관을 만날 수 있어

제주도를 가는 친구들에게 꼭 추천해줘야겠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산 6

 

 

 

 

 

 


제주도 하루 일정 코스:

비자림 → 송당나무 카페 → 다랑쉬 오름 → 선흘곶(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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