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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부산 해운대] 골목 감성 '해리단길' (카페 어바웃라이프)

이제는 전국 각지에 '○리단길' 없는 곳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리단길'이 너무나도 익숙하다. 
이태원 '경리단길'을 시작으로 망원동 '망리단길', 잠실 '송리단길', 경주 '횡리단길', 전주 '객리단길', 해운대 '해리단길' 등 전국 팔도에 새로이 생겨 가보지 못한 곳들이 수두룩 하다. 

'○리단길'의 특징은 비슷비슷 하다. 중심가 보다는 특별히 찾지 않고서는 잘 가지 않을 것 같은 주택가에 위치해 있고 접근성도 다소 떨어진다. 골목 구석구석에는 예쁜 카페나 음식점 등이 즐비해있고 각자만의 개성이 있다. 게다가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서 유행을 타고 인스타감성으로 인기를 끌어 인증샷 찍고 새로운 곳을 경험하기 위해 찾기도 한다. 

요새는 상권 또한 유행이 워낙 빨리빨리 급변하기 때문에 1년전에 다녀왔던 부산과 지금 부산의 모습은 또 다르다.
부산 해리단길을 처음 알게된 것은 부산에 사는 친구 덕분이었다. 그 친구의 짝꿍이 해리단길이라고 불리기 전부터 입지가 괜찮은 곳에 책방을 낸다고 했었다. 입지가 좋지 않은 곳이었지만 짝꿍의 마음에 쏙 들어서 가격도 비싸지 않은 값에 계약을 했다고 했다. 그 뒤로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곳은 해리단길로 완전 떠버렸다고....

작년 초겨울 그 친구집에 가서 막 돌 지난 아가랑 인사도 나누고 겸사겸사 해리단길 구경도 나설 기회가 생겼다. 다른 지역의 ○리단길과 비슷하게 '해리단길' 역시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해리단길은 지하철 해운대역에서 해운대 바닷가와 정 반대 방향 출구로 나가 기찻길 뒷쪽의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다. 찾아가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내가 찾은 초겨울엔 코스모스와 가을 꽃들이 한창 예쁘게 피어,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사진찍기 바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해리단길에는 알록달록한 카페나 상점들도 많았고 주택을 개조한 것처럼 보이는 레스토랑겸 카페도 있었다. 다들 각자만의 개성이 있는게 보기가 좋아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았다. 같이 구경간 친구랑도 색감이 예쁜 건물앞에서 사진을 한장 박았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보니 해리단길에 규모는 작지만 프리마켓도 열렸다. 양말이나 작은 악세사리, 핸드폰 악세사리 등을 팔고 있었다. 

 

 

해리단길 카페 어바웃라이프

 

해리단길을 쭉 둘러보다가 친구랑 마음에 드는 카페를 몇개 눈여겨 보았다. 어느 카페가 인기가 있는지 미리 알아보지 않고 그냥 마음에 드는 곳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가끔은 이렇게 길을 걷다가 쏙 마음에 드는 카페를 찾아가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된다. 그리고 그곳이 마음에 들면 카페 탐방은 그날의 매력 포인트가 된다. 

카페 어바웃라이프가 마음에 들었던건 복잡한 대로변에 있지 않고 한적한 골목에 있는 작고 아담해 보이는 카페라는 것이었다. 눈에 딱 띄는 쨍한 파란색의 페인트도 마음에 들었다. 

 

 

카페는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1층은 테이블 형식이고 2층은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곳이었다. 2층의 다락방 느낌의 공간이 나만의 아지트를 찾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늑하고 좋았다. 의자도 너무 편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가 너무나도 아쉬운 공간이었다. 이렇게 다락방 느낌이 주는 카페는 그 나름의 편안한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적당히 달달한 얼그레이 스콘과 라떼, 차를 하나씩 주문했다. 차 종류도 생각보다 다양해서 나같이 카페에 가면 티를 찾는 사람에게도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이렇게 아늑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나른한 오후를 보내고 나면 부산을 떠나기가 싫어진다. 부산은 볼거리도 먹거리도 많은 곳이라 항상 부산을 올 때마다 계획한 곳들을 다 둘러보지 못하고 떠나게 된다. 자주 찾지 못하니 올때마다 신기하고 가고싶은 곳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것 같다.